Q

안녕하세요
선생님 제가 곧 성형수술을 받으려고 예약을 해놓은 상태인데요.

전신마취로 한다더군요.그런데 마취사고가 일어나서 집에 영영 못돌아올까봐 밤에 잠을 못이룰 정도로 걱정이 됩니다. 이뻐지려다 잘못 되면..

마취사고는 어떻게 일어나는지요? 제 수술시간은 1시간이라고 하는데 수술시간과 관계가 있는건지 아니면 단 1분을 마취해도 다른 이유로 바로 죽을 수도 있는 건가요? 


자세한 답변 꼭 부탁드립니다.

A

우리 나라의 속담 중에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나?"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이 이런 경우에 제대로 들어맞는지 잘 알 수 없으나 아무튼 너무 지나친 걱정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시는군요.

수술실에서 마취를 받는 환자들의 상태는 여러 면에서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거나 또는 응급환자가 많고 또한 마취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수술이나 기타 여러 가지 치료적 시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고 마취사고의 발생률도 다른 의료사고에 비해서 높은 편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형수술을 받는 환자(?)라면 대부분 건강하고 또한 모든 장기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으나 드물게 마취를 시행하는 환자에서 마취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은 마취기구의 조작상 과오로 인하여 손상이 온 경우, 마취제를 주사하는 과정에서 손상이 온 경우, 여러 가지 마취제를 잘못 투여한 경우 그리고 환자의 특이체질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마취에 의해서 일어나는 사고 가운데에서 가장 비극적인 '마취사(anesthetic death)'는 마취제 자체 또는 마취제를 투여하는 전문적인 행위가 원인이 되는 사망을 말하나 마취중에 사망하였다고 하여 모두 마취가 원인인 것은 아니므로 '마취중 사망'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마취중에 사망한 환자를 부검하여 보면 그 소견이 사인을 규명하는데 충분하지 못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그 이유는 부검만으로는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인자가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미국마취과학회(ASA)가 미국 내에서 발생한 마취관련 사고를 분석하여 보고한 내용이 본 블로그의 의료분쟁 사이트에 올려져 있으니 읽어보시면 다소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질문하신 마취사고와 수술시간 간의 관계는 수술시간이 길면 길수록 이에 따른 합병증의 발생빈도도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수술시간이 1시간 정도면 마취과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너무 심각하게 고민을 안하셔도 좋습니다.

수술이나 마취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수술이나 마취에 너무 신경을 곤두 세우고 조바심을 내는 환자들을 보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결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