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소사

서양식 의학교육의 첫발

   광혜원(제중원)은 서양의학을 시술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조선인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기도 하였다. 

   알렌은 서양식 병원이 만들어지면 치료와 함께 의학교육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선정부에 건의하였는데 광혜원의 개원과 함께 만들어진 12조의 병원규칙에서는 정부관리의 파견, 병원의 운영규정과 함께 학생교육도 규정함으로써 의학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다. 

   병원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의학교의 설립이 추진되었다. 의학교육에 대한 알렌의 요청을 받은 고종은 병원 북쪽의 건물을 매입하라는 칙령을 내렸고 이곳에 강의실과 화학실습실 등이 만들어 졌다. 

    조선정부에서는 각 도에 공문을 보내 의학을 공부할 총명한 젊은이들을 선발하였고 마침내 1886년 3월 29일 경쟁시험을 거친 16명의 학생으로 의학교육이 실시되었다. 

   제중원의학교에는 골격표본과 같은 교육기재들도 갖추어져 있었으며 학생들은 영어, 산술, 물리, 화학, 해부학 등을 배웠다. 

   이들이 서양의학을 공부한 우리나라 최초의 의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정식으로 과정을 마치고 졸업하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의학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낮은 상태였으며 우리말로 된 의학교과서도 없는 상태였다. 

(의사신문, '9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