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소사

미생물학의 발전

   
   유행병의 전염설은 16세기에 이미 전염병에 관한 가설을 주장한 프라카스토리우스, 페스트환자의 분비물에서 작은 벌레(적혈구를 잘못 본 것으로 밝혀졌지만)를 발견하고 이를 동물 전염체(contagium animatim)라고 명명한 17세기의 키르허, 말라리아와 모기의 관련을 연구한 18세기의 란치시 등에 의해 이어져 왔다. 
  
   그러나 19세기 이전까지는 의학자들 사이에 모든 질병 현상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심했기 때문에 생명체가 전염원이라는 학설은 별로 인기가 없었다. 

  19세기 후반 현미경에 의해 세균이 발견되자 질병은 세균에 의해 야기된다는 전염설이 다시 힘을 얻게 되었다. 세균의 존재를 최초로 발견한 것은 레벤 후크였지만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 즉 병원성 세균이 확인된 것은 1850년에 까지미르 다벤느(Casimir Davaine, 1812-1882)와 피에르 레예(Pierre Rayer, 1793-1867)가 가축에서 탄저병균을 발견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 후 파스퇴르는 질병 과정에 미생물이 관여하는 것을 증명하였고 코호를 비롯한 많은 연구자들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병균들을 차례차례 밝혀내기 시작하였다. 

   파스퇴르는 실험을 통해 세균의 자연발생설을 부정하였고 저온살균법을 창안하였으며 만년에는 광견병의 접종을 개시하는 등 전염병의 예방접종법을 확립하여 면역학의 분야를 개척하였다. 

   로베르토 코호는 세균의 배양과 염색 및 고정법을 개발하였고 세균이 전염병의 원인이라는 미생물설을 확립하였다. 그는 결핵균을 발견하고 튜버클린을 발명하였으며, 콜레라균과 탄저병균 등도 발견하였다. 

   이러한 미생물학의 발달로 면역학의 개념이 형성되었고 파상풍, 사독(snake bite), 디프테리아 등에 대한 항독소(antitoxin)가 발견되어 혈청요법(passive immunization)이 확립되었다. 

<의사신문 1999.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