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소사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면허  

   1908년 6월 3일 오후 3시에 세브란스의학교의 제1회 졸업식이 의학교 마당에서 거행되었다. 

   사회 각계 각층의 인사 8-9백여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룬 이 졸업식에서는 김필순, 김희영, 박계양, 신창희, 주현칙, 홍석후, 홍종은 등 7명이 졸업하였다. 졸업식 다음날 졸업생들은 내부(內部) 위생국에서 의술 개업을 허락하는 허가증을 받았는데 번호가 1번부터 7번까지였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면허이다. 1886년 제중원에서 시작된 의학교육은 구체적인 결실을 맺지 못하였고 1902년부터 배출된 관립의학교 졸업생들도 군의관으로 근무하는 등 제도적 한계 때문에 제대로 자리매김이 되어 있지 못한 상태였다. 

   따라서 1908년에 7명이 의사면허라는 사회적 공인을 얻은 것은 서양의학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제고되는 한편 의학교육제도 역시 전문의료인력의 양성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교육과정을 엄밀하게 구성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1908년부터 면허를 가진 한국인 의사들이 다수 배출되기 시작함으로써 서양의학은 토착화단계에 들어섰다. 

(의사신문, '9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