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소사

최초의 인체 해부도


   외과학의 발전과 매독에 대해 뛰어난 업적을 남긴 베렌가리우스(Berengarius, 1470~1550)는 100구 이상의 시체를 해부하여 그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조직을 처음 발견하였으며 간, 막창자와 그 꼬리(cecum과 appendix) 등에 관한 자세한 서술을 남기기도 했다. 

    베렌가리우스가 활약한 시기는 중세가 끝나고 근대에 접어드는 시기였으므로 종교적 영향력이 전보다 약화되어 가고 있었으며 따라서 금기시되었던 인체 해부가 지역에 따라 어느 정도 허용되기 시작하였다. 

    베렌가리우스는 수 많은 인체 해부를 통해 지식을 축적한 다음 1521년에 발간된 자신이 저술한 책에 인체 해부도를 그려 놓음으로써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해부도를 남긴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인류 최초의 해부도를 남긴 사람이 베렌가리우스이기는 하지만 '근대 해부학의 창시자' 또는 '해부학의 아버지'라는 별명은 1543년에 '인체의 해부에 관하여'를 저술한 베살리우스(Andreas Vesalius, 1514~1564)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그것은 베렌가리우스의 해부학 지식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글 : 이재담 / 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